이름 : 루싸이트 토끼(에롱, 영태)
생애 : 2007.9.28 데뷔
장르 : 가요(인디뮤직)
이슈 : 2009년 제40, 41회 디지털뮤직어워드 탐음매니아상
앨범 : Twinkle Twinkle(2007), A Little Sparkle(2009), Grow To Glow(2012), 너를 보는 난 여름(2015)
이십 대 팝 듀오, 루싸이트 토끼는 2005년 9월, 맘 맞는 대학 동기로 이루어진 그룹이다. 대학 시절 실기 시험 준비 중 서로의 곡과 목소리에 끌려 조예진(보컬)과 김선영(기타)이 만난 후, 건반의 이나래(세션)를 영입하면서 대학 재학 중 이들의 활동이 진행되기에 이른다. 토끼를 닮은 멤버가 있다는 이유로, 결성 초기에 ‘토끼’로 활동하다가, 루싸이트라는 재질의 목걸이를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되는데 이 계기로 ‘루싸이트 토끼’ 라는 이름으로 바뀐다. 그렇게 점차 정체성을 찾아가며 활동하고 있다.
<너와 함께 난 겨울>에 이어 1년 만에 선사하는 두 번째 계절 음악 소품집.
날씨와 계절에 민감한 팝 듀오 루싸이트 토끼의 계절 소품집 시리즈 제 2탄.
풋풋, 아련하고 때로는 깨질 듯 조심스러운 한여름의 열병 같은 사랑 이야기.
루싸이트 토끼는 어딘지 모르게 '소녀'의 이미지를 간직한 그룹이다. 투명하게 느껴지리만치 깨끗하고 맑은 조예진의 음색이 그렇고 마치 피터팬 같은 김선영의 보이시하면서도 앳된 외모가 그렇다.
9년이라는 꽤 긴 시간 동안 별다른 부침 없이 한결같은 활동을 이어온 루싸이트 토끼의 음악은 늘 시간의 흐름과 맞닿아 있었다. 스스로 '순간순간을 담은 음악'이라고 칭한 것처럼 그녀들 자신의 성장과 이로 인한 생각의 변화들은 자연스레 음악적인 변화로 이어졌다. 그래서 데뷔작 속 풋풋한 토끼들이 두 번째 앨범 , 세 번째 앨범 를 거치며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관찰하는 것은 꽤나 흥미롭다. 특유의 톡톡 튀는 재기 발랄함과 사랑스럽고 포근한 무드, 또 어쿠스틱, 팝, 일렉트로닉의 경계를 넘나드는 음악적인 색채는 여전하면서도 앨범을 거듭할 수록 이들의 음악에는 음악적인 성숙함이 더해졌다. 특히 편곡이나 사운드적인 측면에서 느껴지는 발전상이 눈부신데 이는 토끼들이 그간 송라이팅, 프로듀싱, 편곡, 레코딩, 믹싱에 이르기까지 음악 창작의 모든 과정을 온전히 스스로 컨트롤하면서 작가로서의 성장을 착실히 거듭해온 선명한 흔적이다.
루싸이트 토끼는 계절이나 날씨에서 음악적인 영감을 많이 받는 밴드이기도 하다. '12월', '봄봄봄', 그리고 'Summer'와 같은 곡들에서 감지할 수 있듯이 그녀들의 음악은 종종 계절성을 반영하고 있는데 지난해 초에 발매했던 단출한 소품집 <너와 함께 난 겨울> 또한 그랬다. 그리고 2015년 여름, 두 번째 계절 음악 소품집 <너를 보는 난 여름>과 함께 토끼들이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각기 다른 색의 두 곡의 노래를 담은 <너를 보는 난 여름> EP는 시리즈의 이전 작품인 <너와 함께 난 겨울>과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전작이 겨울의 무드를 머금은 스산함과 아련한 멜랑콜리를 담고 있었다면 수록곡들은 한결 산뜻하고 풋풋한 느낌이다. 자칫 부서져 사라질까 조심스럽고 때론 속마음과 어긋나 안타까운, 그러면서도 동시에 푸릇푸릇한 두근거림과 설레임으로 가득한, 마치 열병과도 같은 한여름의 사랑을 토끼들 특유의 적당한 달착지근함으로 노래한다.
첫 곡 'Wallflower'는 ' 부끄럼이 많거나 인기가 없어서, 혹은 파트너가 없어서 파티나 춤추는 곳에서 혼자 떨어져 있는 사람'이라는 뜻의 제목이 의미하듯 좋아하는 누군가를 그저 먼발치에서 바라보며 가슴앓이를 하는 애달픈 짝사랑의 감정을 담은 곡으로 산뜻한 멜로디와 리듬이 조예진의 깨끗한 보컬과 어우러진 세련된 팝 넘버이다. 몽글몽글한 질감과 몽롱한 무드를 동시에 자아내는 일렉트로닉 성향의 사운드에 은은한 코러스가 더해져 신비로움을 더하는 이 곡은 특히 첫 후렴 직후 분위기를 전환하며 초현실적인 무드를 연출하는 브레이크가 인상적이다. 이어지는 '내가 새라면'은 보컬과 건반이 중심이 된 청초한 발라드로 설령 상대가 자신의 존재를 모른다 해도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한결같이 상대를 위하는, 지고지순하고 헌신적인 사랑을 노래한다. 담백한 보컬과 화사한 코러스, 청량하면서도 따뜻한 건반 등이 어우러진 이 곡은 부드러운 산들바람과 함께하는 어느 여름날 그늘 밑에서의 달콤한 낮잠처럼 기분 좋은 편안함을 전해준다.
본작을 통해 감지되는 한결 세련되고 섬세해진 사운드 메이킹, 또 순간순간 참신함이 느껴지는 표현 방식들은 이들이 여전히 이전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움과 신선함을 추구하고 있음의 방증이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늦가을께 찾아올 예정인 토끼들의 네 번째 정규앨범에 대한 기대감을 조금 더 크게 가져도 결코 후회할 일은 없을 듯하다.
출처: 네이버 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