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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포레스트

   개요   :  드라마

   개봉일   :  2018-02-28

   감독   :  임순례

   출연   :  김태리, 류준열, 문소리, 진기주

   등급   :  전체 관람가



임순례의 [리틀 포레스트]는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동명 만화책을 각색한 작품으로, 이미 일본에서는 두 편의 연작 영화로 나온 적 있죠. 개인적으로 원작과 일본 영화 모두에 호감을 갖고 있습니다. 

취업시험에서 떨어진 혜원이라는 주인공이 고향인 시골마을에 돌아온 뒤 겪는 1년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 중심에는 요리가 있죠. 혜원의 모든 이야기는 요리와 먹는 행위라는 과정을 통해 전개되고 보여지고 회상됩니다. 

참 예측가능한 리메이크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보기 전에 짐작했던 거의 모든 것들이 다 맞았어요. 일단 영화는 원작 만화나 영화처럼 요리 과정 자체의 디테일에 집중하지 않습니다. 원작은 직접 레서피로 쓸 수 있을 거 같다는 착각이 들 정도지만 이번 영화는 어려워요. 요리 역시 그렇게까지 원작처럼 주인공의 개성과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은 안 듭니다. 원작은 혼자 묵묵히 일상의 노동에 종사하는 여자주인공을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혼자인 적이 별로 없습니다. 늘 두 친구들과 붙어 있지요. 근처엔 친척집도 있고. 게다가 그 중 남자는 원작에는 스치듯 지나가던 캐릭터를 부풀린 버전이에요. 여성주도 원작이 한국에 들어오면서 은근슬쩍 남자비중이 커지는 걸 본 게 한두번이 아니라 남자캐릭터 쿼터제가 숨어있는 게 아닌가 의심하게 됩니다. 

뭐, 원작과 비교하지 않고 보면 이해는 갑니다. (1) 한국에서, (2) 시골에, (3) 여자 혼자가 다해지면 호러가 되니까요. 그리고 영화는 원작과 조금 다른 세계를 다루고 있습니다. 원작은 오로지 정직하게 자연과 상대하면 되는 이상적인 시골 공간을 그리고 있지요. 하지만 이 영화의 세계는 그렇게 정갈하지 않고 정갈할 수도 없는 곳입니다. 불완전한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 수밖에 없는 불완전한 세계의 이야기죠. 로컬라이징하면서 이걸 좀 더 팠으면 좋았을 거란 생각을 하는데, 그럼 힐링 영화를 만든다는 목적에서 벗어났겠지요. 

혜원 역의 김태리는 영화 내내 씩씩하고 호탕하고 능청맞고 귀엽습니다. 일본 영화의 하시모토 아이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죠. 만난 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당연한 것처럼 자신의 자연스러운 개성을 스타성과 섞어 표출하고 있는 이 배우를 보면 신기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같이 나오는 진기주와 류준열, 문소리도 좋습니다. 여전히 류준열 캐릭터가 눈치 없이 비중이 크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배우 탓은 아니죠.


출처 : 듀나의 영화낙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