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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타임

   개요   :  범죄, 드라마

   개봉일   :  2018-01-04

   감독   :  조슈아 사프디, 베니 사프디

   출연   :  로버트 패틴슨, 베니 사프디

   등급   :  15세 관람가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주연이었던 로버트 패틴슨은 최근 들어 인디 예술 영화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는데요. 이해가 갑니다. 당시 연기 파트너였던 크리스틴 스튜어트도 같은 증상을 보이고 있거든요. 두 사람 다 그 영화를 찍는 걸 싫어했고 당시의 연기로 형편없는 배우라는 평판을 받았으니 어떻게든 이를 극복해야 했겠죠. 

사프디 형제의 신작 [굿타임]도 저예산 인디영화입니다. 물론 패틴슨은 여기서 [트와일라잇]에서 보여주었던 이미지는 흔적도 남기지 않고 지워버립니다. 그런 역이라 선택했겠죠. 보면 "[트와일라잇]이 정말 싫었구나"라는 소리가 절로 나와요. 스튜어트 주연의 영화를 볼 때도 그렇긴 한데, 스튜어트는 이 영화의 패틴슨처럼 외모를 일부러 망치거나 하지는 않죠. 그러니까 스튜어트에겐 그 정도의 여유는 있다는 말입니다. 

은행강도 이야기입니다. 패틴슨이 연기하는 코니 니카스는 동생 닉 니카스(감독 중 한 명인 베니 사프디가 연기합니다)와 함께 은행을 텁니다. 하지만 그 뒤로 일이 틀어져 닉이 경찰에 잡히고 코니는 그 날 밤을 정신없이 뛰어다닙니다. 처음에는 닉의 보석금을 구하기 위해서였는네, 나중엔... 여기서부터는 다 스포일러입니다. 

모든 드라마의 주인공에겐 핸디캡이 있습니다. 니카스 형제의 핸디캡은 머리가 나쁘고 운이 없다는 것이죠. 닉은 지적장애지만 코니도 만만치 않습니다. 두 형제의 은행강도 장면만 봐도 한숨이 나와요. 심지어 협박당하고 있는 은행직원들도 얘들을 한심하게 여기는 티가 팍팍 납니다. 

그러니까 코니에게 세상은 정말로 무서운 곳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뛰어다니고 아무리 머리를 굴려 잔꾀를 써도 세상은 언제나 코니를 엿먹일 준비를 하고 있지요. 그 중 일부는 관객들 모두가 예측할 수 있는 것이라서 더 처절합니다. 길잃은 어린 남동생을 CCTV 화면으로 보고 있는 기분이랄까. 더 슬픈 건 코니의 모든 행동이 닉을 지키기 위한 선의에서 비롯되었다는 거죠. 닉에겐 이런 게 전혀 필요가 없었습니다. 코니가 그렇게 열심히 뛰어다니지 않았다면 닉은 훨씬 편하게 살았을 거예요. 

영화의 스토리와 스타일은 좀 7,80년대 스타일입니다. [개 같은 오후]의 주인공이 스콜세지의 [특근]에 빠졌달까. 단지 이 영화들보다 훨씬 빠르고 시끄럽고 자극적입니다. 21세기 양념이 들어간 거죠. 

패틴슨은 잘 합니다. 엄청난 기교가 필요한 연기가 아니긴 해요. 머리 나빠 보이고 절실해보이기만 해도 충분하거든요. 하지만 패틴슨은 이런 역에 필요한 정직함을 갖고 있습니다. 어떤 때는 기교보다 이런 게 더 중요할 때도 있죠.


출처 : 듀나의 영화낙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