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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

   개요   :  공포, 드라마

   개봉일   :  2017-09-06

   감독   :  안드레스 무시에티

   출연   :  빌 스카스가드, 제이든 리버허

   등급   :  15세 관람가



[그것]은 스티븐 킹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작품이죠. 정확히 말하면 그 소설의 절반만 각색했습니다. 이 소설은 주인공들이 어렸을 때인 1950년대와 그들이 어른이 된 1980년대를 번갈아 오가면서 진행되는데, 이번 영화는 이들의 어린시절만을 그리고 있습니다. 2부는 지금 각본 작업 중이라고 하더군요. 아직 캐스팅이 정해지지는 않은 모양이고. 물론 다들 아시겠지만 이 소설은 90년에 미니 시리즈로 한 번 각색된 적 있습니다. 이 작품은 국내에도 [피의 삐에로]란 제목으로 소개되었어요. 저도 DVD로 갖고 있고 여기 어딘가에 리뷰도 올려놨습니다. 

이야기의 배경은 스티븐 킹의 소설에 자주 이름이 나오는 메인주의 데리입니다. 한 소년이 형이 만들어 준 종이배를 따라가다가 어릿광대 모습을 한 괴물에게 납치당합니다. 그 뒤로 꾸준히 아이들의 실종사건이 일어나고 그 아이의 형을 포함한 한 무리의 아이들은 그 어릿광대 괴물인 페니와이즈와 운명의 대결을 벌이게 됩니다. 원작의 이야기와 비교적 충실한데, 단지 시대배경을 50년대에서 80년대로 옮겼더군요. 이들의 성인시절을 다루는 2부를 2016년에 맞추기 위해서지요. 하긴 저번 미니시리즈 버전에서도 50년대는 60년대로 살짝 옮겨졌습니다. 

R등급으로 그려진 PG-13 영화를 상상하시면 되겠습니다. 묘사와 언어 때문에 R등급을 받았지만 이 영화의 액션은 전통적인 [구니스] 스타일이에요. 멤버 대부분이 남자인 한 무리의 미국 아이들이 현실세계에서는 어른들도 감당할 수 없을 환상적인 모험을 한다는 것입니다. 최근 들어 [슈퍼에이트]와 [기묘한 이야기]로 다시 살아난 유행이죠. 심지어 [그것]은 [기묘한 이야기]와 배우도 한 명 공유하고 있습니다. [기묘한 이야기]는 대놓고 [그것]을 오마주한 작품이니, 원작과 아류작, 각색물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면서 교묘하게 얽혀 있는 거죠. 

물론 스티븐 킹의 세계는 [구니스]의 세계보다 훨씬 어둡습니다. 수많은 아이들이 나이를 알 수 없는 괴물에게 희생당하고, 아이들이 겪는 가정폭력, 인종차별, 집단 따돌림의 정도도 만만치 않죠. 단지 이 아이들의 고통과 공포는 현실 속에 남겨지는 대신 페니와이즈가 만들어내는 환상 속에서 순수하게 정련되어 부풀어 오릅니다. 각각의 아이들에게 맞추어진 귀신의 집 투어를 상상하시면 되겠어요. 자극의 극한을 노리는 호러가 아니라 웃음과 재미를 유발하는 롤러코스터와 같은 호러인 거죠. 

아이들이 일곱 명이나 되니까 이들에게 모두 맞춤 호러를 제공해주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 때문에 종종 영화는 호러효과의 메들리가 되어 버리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나오는 모든 아이들에게 상당한 깊이의 심리묘사와 개성을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후반의 감정이입 정도는 놀라울 정도죠. 단지 이게 2부에서도 제대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습니다. 아무래도 원작이 어린 시절에 무게 중심이 놓인 소설이니까요. 일단 캐스팅을 제대로 해야겠죠. 전 소피아 릴리스가 연기한 베브 역으론 에이미 애덤스를 추천합니다.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닐 거예요.


출처 : 듀나의 영화낙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