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 SF, 스릴러, 공포
개봉일 : 2017-05-09
감독 : 리들리 스콧
출연 : 마이클 패스벤더, 캐서린 워터스턴
등급 : 15세 관람가
[에일리언: 커버넌트]는 [프로메테우스]의 뒤를 이어 [에일리언] 세계의 기원을 탐구하려는 리들리 스콧의 시도이며, 전 이 시도가 참 쓸데없다고 생각합니다. 전 지금까지 제노모프가 어디에서 왔는지 궁금해하지 않고 몇십 년 동안 그거 모르고 잘 살았어요. 왜 지금 굳이 그걸 알아야 할까요. 심지어 스콧은 그 이야기를 만든 사람도 아니잖아요. 게다가 원초적 파괴본능밖에 없는 짐승을 갖고 그 뒤의 우주를 파봐야 뭐가 나오겠습니까. 그래도 스콧은 이를 바탕으로 두 편의 영화를 만들었고 앞으로 더 만들 생각이라고 합니다.
[커버넌트]의 이야기는 [프로메테우스]와 [에일리언] 사이에서 벌어집니다. 지구 최초의 행성개척 우주선인 커버넌트호가 중간에 전편의 쇼 박사가 보낸 신호를 받고 외계 행성에 도착하는데, 거기서 1편의 안드로이드 데이빗을 만납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새로운 에일리언들에게 죽어나가죠. 이 영화에 나오는 종류는 제노모프가 아니라 네오모프라고 부르는 모양입니다만.
SF로는 약한 편입니다. 얼렁뚱땅 넘어가는 과학이 너무 많고 아이디어도 새로운 맛이 없죠. 특히 이 영화에서는 인공지능과 인간과의 관계가 중요한데, [엑스 마키나]와 [그녀]와 같은 훌륭한 AI 영화가 나온 뒤임에도 불구하고 데이빗은 지극히 고풍스럽습니다. 그냥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의 전통을 따르고 있지요. 그러면서 구약과 영미 문학의 재료들을 가져와 이 이야기를 엄청 인문학적인 무언가로 만들려 하고 있는데, 굳이 그럴 필요는 없었을 것 같습니다.
호러와 액션물로는 효과가 좋은 편입니다. 지금까지 계속 투덜거렸지만 여전히 거장의 작품이고 만듦새가 만만치 않아요. 하지만 호러 파트는 [에일리언], 액션 파트는 [에일리언 2]에서 가져온 것 같아 신선한 맛은 없죠. 괜히 완벽하게 설명되는 단일한 이야기를 만든다는 야심 때문에 첫 두 영화의 감흥도 어느 정도 날아가 버렸고요.
컨텐츠 제공 : 듀나의 영화낙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