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 미스터리
개봉일 : 2016-11-30
감독 : 이언희
출연 : 엄지원, 공효진
등급 : 15세 관람가
[미씽: 사라진 여자]의 첫번째 주인공인 지선은 얼마 전 남편과 이혼하고 딸 다은이를 혼자 키우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보모인 한매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죠. 그런데 어느 날, 한매가 다은이와 함께 사라집니다.
제가 무서워하는 이야기 중 하나입니다. 아기의 실종 이야기는 정말 무서워요. 더 무서운 건 지선을 믿어주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다들 정신이 불안정하고 믿을 수 없는 여자 취급을 하죠. 시어머니는 아직도 전남편과 양육권 소송 중인 지선이 다은이를 빼돌리기 위해 수를 쓴다고 생각하고요. 이제 지선이 믿을 수 있는 건 자기 자신뿐입니다. 거의 [버니 레이크의 실종]입니다.
영화가 중반을 넘어서면 어느 정도 숨통이 트입니다. 경찰이 지선을 믿어주기 시작했고 슬슬 한매의 이야기가 들어오기 시작해요. 그 이야기가 무엇인지는 말할 수 없지만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 여성 노동자들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의 전형성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았다는 건 밝혀도 될 것 같습니다. 하여간 상당히 절절합니다.
추리 스릴러로서 영화는 60퍼센트 정도 성공한 것 같습니다. 초반의 서스펜스는 상당해요. 일단 설정이 강하고 엄지원이 잘 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중반을 넘어서면 이 장르는 한매의 사연을 풀기 위한 도구의 역할에 머뭅니다. 평면적이고 편리하죠. 물론 여기서부터는 멜로드라마에 더 힘을 쓰는 것이 당연하긴 하지만 그래도 조금 더 재미있게 이야기를 푸는 방법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영화는 당연히 한국 사회에 대한 비판입니다. 그 중에서도 여성 혐오와 외국인 혐오에 집중하고 있죠. 워킹맘인 지선과 중국인인 한매는 모두 이 혐오의 희생자이며 여기에 필사적으로 맞서 싸우며 간신히 생존 중입니다. 둘은 연대할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못하며 그건 끝까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어요. 한매가 짊어진 멜로드라마는 그만큼 무겁습니다.
앞에서 엄지원이 잘했다고 했는데, 공효진의 연기에 대해서는 말이 좀 길어질 수밖에 없겠습니다. 연기력이 떨어지느냐. 그건 아니에요. 하지만 이건 좀 문제가 있는 캐스팅입니다. 한국어에 서툰 외국인 역이니까요. 그건 배우의 서툰 한국어와 음성학적으로 배운 중국어가 모두 가짜란 뜻입니다. 아무리 배우가 최선을 다해도 그 어색함이 지워지지 않아요. 중국 배우를 캐스팅하거나 캐릭터를 배우에게 맞추는 작업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