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 액션
개봉일 : 2016-09-14
감독 : 안톤 후쿠아
출연 : 덴젤 워싱턴, 크리스 프랫, 이병헌 등
등급 : 15세 관람가
다들 아시겠지만 앙트완 푸쿠아의 [매그니피센트 7]은 [황야의 7인]이라는 제목으로 국내에서 개봉된 존 스터지스의 동명영화가 원작이고, 이 영화는 또 구로사와 아키라의 [7인의 사무라이]의 번안물이죠. 제 나이 또래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그랬겠지만, 전 존 스터지스 영화를 텔레비전으로 처음 보았고 그 다음에 [7인의 사무라이]를 봤습니다. 어느 순서대로 봐도 [제7의 사무라이]가 원작처럼 보이지만 그래도 처음 본 영화의 기억은 무시할 수 없죠.
도입부는 어느 영화나 비슷합니다. 고통받는 마을 사람들이 악당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일곱 명의 전문가들을 고용해요. 스터지스의 영화와 비교해보면 무대가 북쪽으로 올라갔고 악당의 성격이 바뀌었습니다. 금을 캐내는 광산회사가 주변 농부들을 괴롭히다가 사람까지 죽이자 마을 사람들 몇 명이 맞서기로 결심한 겁니다.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일곱 명의 총잡이들의 구성입니다. 스터지스의 영화보다 훨씬 다양해졌어요. 백인, 흑인, 동양인, 미국 원주민, 멕시코인... 전쟁 때 북군이던 사람도 있고 남군이던 사람도 있습니다. 체로키 원주민과 왕년의 인디언 사냥꾼이 어울리고 있고요. 일곱 명 중 한 명은 아니지만 여성 비중도 늘어났고요. 사악한 자본가 악당처럼 영화가 만들어진 21세기 초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서부인 것입니다.
이 정도면 새로운 이야기가 나올 법도 한데, 이 영화는 설정으로 끝이 납니다. 한 마디로 새 이야기를 다 할 공간이 부족해요. 각각의 인물들을 소개하고 배치하고 나면 더 이상 발전이 없어요. 충분히 갈등이 있을 법한 사람들도 '좋은 게 좋은 거지'하면서 별 생각없이 어울리고요. 결국 꽤 공들여 캐스팅한 배우들과 그들이 연기하는 캐릭터들은 특기와 전투력만으로 구분됩니다. 서부극보다는 요새 단체로 슈퍼히어로들이 나오는 블록버스터 영화 같아요.
액션은 괜찮지만 호흡이 느리고 좀 긴 편입니다. 이럴 거라면 액션을 조금 줄이고 드라마에 입체성을 부여하는 편이 나았을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