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 공포
개봉일 : 2016-08-24
감독 : 데이비드F.샌드버그
출연 : 테레사 팔머, 앨리시아 벨라 베일라, 가브리엘 베이트먼, 알렉산더 디퍼시아
등급 : 15세 이상
데이빗 F. 샌드버그, 아니, 스웨덴 사람이니 다비드 F. 산베리가 되려나요? 하여간 이 사람은 지금까지 인터넷에 아주 짧은 호러 영화들을 올리면서 조금씩 유명세를 쌓아왔어요. 그의 첫 장편작인 [라이트 아웃]도 동명의 원작이 있고 유튜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단편 호러와 장편 호러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짐승들입니다. 단편 호러가 노래라면 장편 호러는 오페라죠. 단편 영화가 하나의 아이디어와 효과로도 만들어질 수 있다면 장편 호러는 거기에 다른 것들을 더해야지요. 캐릭터도 만들어야 하고 스토리도 넣어야 하고요. 그러다보면 단편 때는 반짝반짝 빛이 났던 아이디어가 중간에 길을 잃고 흐트러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장편 버전 [라이트 아웃]의 스토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가족과 소원해졌던 여자주인공이 남동생과 어머니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남동생이 계속 잠을 자지 못하고 고통스러워했던 건 밤마다 무서운 여자 형상의 존재가 나타나 위협을 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아마도 얼마 전에 새 아빠를 죽인 것도 그 존재이고 엄마는 여기에 대해 뭔가 더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캐릭터나 이야기가 재미있다고 할 수는 없어요. 엔드 크레디트까지 포함해서 80분을 간신히 넘기는 짧은 영화지만 그렇게 속도가 느껴지지도 않고요. 이 영화의 캐릭터와 이야기는 모두 의무방어입니다. 영화 곳곳에 호러 효과를 넣기 위한 핑계인 거죠. 배우들이 열심히 하고 있긴 하지만 이 평면성을 완전히 극복하기는 어렵습니다. 결말은 고르디아스의 매듭을 끊는 것 같은 편법이라 맥이 풀이고요.
하지만 호러 효과와 그 효과를 지탱하는 아이디어는 여전히 좋습니다. 오로지 어둠 속에서만 존재할 수 있고 어둠과 빛이 공존하는 중간 지대에서만 보이는 괴물은 수많은 호러 효과의 아이디어와 멋진 리듬감을 만들어냅니다. 아무리 이야기가 평범하다고 해도 다이애나만 나오면 긴장하며 볼 수밖에 없는 거죠.
컨텐츠 제공 : 듀나의 영화낙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