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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버스터즈

   개요   :  액션, 코미디

   개봉일   :  2016-08-25

   감독   :  폴 페이그

   출연   :  멜리사맥카시, 크리스틴 위그, 케이트 맥키넌

   등급   :  12세 이상



"세상에 [고스트버스터즈]의 리부트가 필요한가?"라고 물으신다면 전 그냥 그런 질문은 의미가 없다고 말하고 싶군요. 할리우드 영화 대부분은 세상에 필요해서 만들어지는 게 아닙니다. 단지 만들어지고 난 뒤에 그 중 몇 편이 사람들에게 필요한 무언가가 되는 거죠. 그리고 영화가 어느 쪽인지는 만들어지기 전에 알 수 있는 게 아닙니다.

폴 페이그의 [고스트버스터즈]의 위치는 어떻게 될까요. 일단 전 [고스트버스터즈]의 원작이 리부트가 되고 장기적인 시리즈가 될 정도로 풍부한 우주를 품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시리즈를 리부트하면서 네 주인공을 몽땅 여자들로 바꾸는 건 의미가 있죠. 같은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풀더라도 의미가 완전히 달라지죠. 이번 영화가 인터넷 성차별주의자들과 인종차별주의자들의 집단 공격을 받았던 사실 자체가 그에 대한 증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앞에서 말했지만 리부트입니다. 리메이크라고 불러도 특별히 문제될 게 없고요. 뉴욕의 과학자 세 명이 초자연현상을 연구하다가 유령 사냥 팀을 만들게 되고 여기에 노동자 계급의 흑인이 한 명이 들어오죠. 영화 후반부엔 뉴욕시를 멸망시킬 수도 있는 초자연적인 재난이 일어나고 고스트버스터즈가 이를 막기 위해 나섭니다. 영화는 원작의 재료들을 군데군데 던지면서 이 새로운 이야기를 원작이 거친 흐름 근처로 끌어다 놓습니다. 두 우주가 채널링하는 걸 보는 기분이에요.

주인공들은 모두 여자들입니다. 그리고 이 시도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이들의 여성성에 대해 거의 언급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죠. 이들은 여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과학자이기 때문에, 그리고 뉴욕의 역사와 지리에 빠삭한 아마추어 역사가이기 때문에 고스트버스터즈가 됩니다. 이들의 재능과 장기가 여성성과 별 관심이 없는 것처럼 어리석음과 실수도 여자인 것과 별 상관이 없죠. 이 세상에서도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들은 있겠지만 적어도 영화와 주인공들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캐스팅 역시 마찬가지. 배우들의 외모 매력이 떨어진다는 건 아니지만 일단 표준적인 미인대회식 캐스팅은 아니지 않습니까.

원작과 비교하면 솔직히 각본이 더 낫습니다. 원작의 80년대식으로 지저분한 농담들은 없습니다. 세계는 더 그럴싸하게 구성되어 있고 대사도 더 선명하죠. 캐릭터의 역할 구분도 더 분명하고요. 하지만 그래도 오리지널리티의 문제는 남습니다. 아무리 업그레이드하려해도 80년대 [고스트버스터즈]가 그랬던 것처럼 무언가를 백지 상태에서부터 시작하는 영화의 후련함은 부족할 수밖에 없죠. 애당초부터 그런 걸 기대하는 것부터가 이상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액션 신에 조금 더 아이디어를 넣었다면 좋았을 거란 생각을 했습니다. 원작보다 캐릭터들의 역할이 분명하고 무기들도 다양해졌으니 보다 다양한 조합의 액션도 가능했겠죠. 지금은 의무방어만 하다 끝난 느낌입니다. 하지만 올해 여름에 나온 수많은 블록버스터들보다 이 영화의 액션이 떨어지나? 설마요.


컨텐츠 제공 : 듀나의 영화낙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