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 호러
개봉일 : 2016-06-09
감독 : 제임스 완
출연 : 베라 파미가, 패트릭 윌슨, 프란카 포텐테, 프란시스 오코너, 스털링 제린스
등급 : 15세 이상
[컨저링]은 시리즈로 만들기 참 좋은 기획입니다. 주인공인 로레인과 에드 워렌은 귀신들린 집과 물건들에 대한 온갖 이야기를 알고 있거든요. 그 중 하나만 골라서 적당히 각색해도 영화가 한 편 나옵니다. 조금만 더 무리를 하면 텔레비전 시리즈도 만들 수 있을 걸요.
[컨저링 2]가 소재로 삼고 있는 건 엔필드 폴터가이스트 사건입니다. 영국 미들섹스 주 엔필드라는 도시의 공공주택에서 이상한 현상이 연달아 일어나 가족이 공포에 떨었는데, 이는 역사상 가장 많이 언급되고 가장 많은 기록이 남아있는 초자연현상 사건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어요. 귀신이나 악령을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고 모든 게 그 집에 살았던 아이들의 장난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물론 영화는 한치의 의심도 없이 전자를 지지합니다. 종종 이런 식의 태도가 옳은 건지 의심이 들긴 합니다만.
귀신이 나오는 전통적인 영국 호러 영화를 상상해보세요. 단지 21세기 초 할리우드에서 CG를 포함한 현대적인 특수효과를 동원해 만들었고 고정 주인공이 미국인이고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는 영화인 거죠. 가물가물합니다만 1편보다는 '대놓고 무서운 장면'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고 그냥 그런 효과들이 1편보다 많은 영화라는 뜻입니다. 여전히 잔인한 장면은 드물지만 다양한 관객층을 만족시킬만한 효과적인 쇼크 장면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양질의 롤러코스터예요.
이 롤러코스터에 군데군데에 고정 캐릭터의 사연이 들어갑니다. 프롤로그에 언급된 아미티빌 사건 이후로 두 사람은 지쳐 있는 상태입니다. 심지어 일을 관두려고도 하고 있어요. 하지만 사명감이 둘의 발목을 잡고 서로에 대한 애정과 의무감 때문에 다시 주먹을 불끈 쥐고 악령들과 한판 승부를 벌이는 거죠. 정말 워렌 부부가 이런 사람들이었는지는 저도 모르겠지만, 이 정도면 관객으로서 두 사람을 응원할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