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 미스터리. 스릴러
개봉일 : 2016-04-07
감독 : 이철하
출연 : 강예원, 이상윤, 최진호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충격실화스릴러'라고 홍보하고 있긴 하지만 이철하의 [날, 보러와요]는 절대로 실화를 옮긴 작품이 될 수 없는 영화입니다. 여기서 '실화'는 영화가 소재로 다루고 있는 정신병원 강제입원이 종종 일어난다는 의미밖에 없어요. 어차피 '충격실화스릴러'는 포스터와 보도자료에만 적혀 있고 영화에는 나오지 않으니 그러려니 합니다만.
나남수라는 방송국 PD가 주인공입니다. [추적 24시]라는 프로그램으로 잘 나가다가 수상쩍은 일에 말려들어 1년 간 '자숙'하고 있던 그는 화재사고로 수많은 사망자가 난 정신병원에 강제감금되어 있었다고 주장하는 강수아란 여자의 일기가 적힌 수첩을 받고 이 사건을 캐기로 결심합니다. 알고 봤더니 강수아는 화재 사고가 일어났던 날 의붓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었고요.
영화는 나남수의 수사과정과 강수아의 회상을 오가면서 전개되는데, 고맙게도 전자의 비중이 높습니다. 초반 30분은 속도감도 꽤 있는 편이고 관객들의 궁금증도 적당히 자극합니다. 그 이후 회상은 예상대로 가학적이고 선정적입니다만 그리 많이 나오지는 않아요. 저로서는 고맙죠.
하지만 여기까지가 장점의 거의 전부입니다. 나머지는 몽땅 단점이에요. 가장 큰 문제는 이 이야기가 한마디로 말도 안 된다는 것이죠. 물론 세상은 험악한 곳이고 영화에 나오는 악당들보다 더 끔찍한 인간들이 부글거리겠죠. 하지만 바깥 세상이 어떻건 영화는 자기가 다루는 인물들과 이야기에 최소한의 현실감을 불어넣어주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 영화엔 그게 안 되어 있어요. 캐릭터들은 극단적으로 재미없는 캐리커처이고 무엇보다 이야기가 엉망입니다. 무의미하고 불필요한 거짓말과 말도 안 되는 수사과정이 엮여서 아무도 믿을 수 없고 굳이 영화로 만들어질 필요가 없는 각본이 나온 거죠. 추리소설 독자들이라면 거의 모욕당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컨텐츠 제공 : 듀나의 영화낙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