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 애니메이션, 환타지, 로맨스, 멜로
개봉일 : 2016-03-30
감독 : 찰리 카우프먼, 듀크 존슨
출연 : 제니퍼 제이슨 리, 데이빗 듈리스, 탐 누난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강연을 위해 신시내티를 방문한 고객 서비스 전문가인 마이클 스톤은 호텔에서 제과회사 세일즈 담당자인 리사를 만나 사랑에 빠집니다. 평범하다 못해 조금은 초라하기까지 한 리사에게 마이클이 집착하는 이유는 단 하나. 마이클은 언젠가부터 주변 모든 사람들의 목소리를 구별하지 못하고 있는데, 리사만이 유일하게 자기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죠. 이게 무슨 소리냐.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 귀엔 단 세 명의 목소리만 들립니다. 마이클 스톤을 연기한 데이빗 튤리스의 목소리, 리사를 연기한 제니퍼 제이슨 리의 목소리 그리고 그 둘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을 영혼없는 덤덤한 어조로 연기한 톰 누넌의 목소리.
찰리 카우프먼과 듀크 존슨의 [아노말리사]는 찰리 카우프먼이 프랜시스 프레골리라는 필명으로 작업한 연극이 원작이라고 합니다. 세 배우 모두 여기에 출연했던 사람들이고 당시 연출은 코엔 형제가 맡았다고 합니다. 영화의 아이디어는 프레골리 딜루전이라는 병에서 얻었다고 해요. 이 병에 걸린 사람들은 모두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같은 사람이라고 인식하게 된다고 합니다.
물론 마이클 스톤은 정말 심각한 정신병에 걸린 사람은 아닙니다. 정말 그렇다면 전문가의 치료를 받아야죠. 이 모든 것은 마이클의 고약하기 짝이 없는 인간관계를 표현하기 위해 동원된 은유입니다. 개인적으로 전 그가 참 불쾌한 남자라고 생각해요. 그가 주변 사람들에게 흥미를 잃은 건 순전히 그 자신 때문입니다. 그의 주변 사람들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자기 목소리를 내는 독립적인 사람들이죠. 그들에게 관심을 잃고 개성을 구별하지 못하며 모두 한 뭉텅이로 취급하는 건 몽땅 마이클 자신이 그런 놈이기 때문이죠. 유일하게 마이클의 내면에서 벗어나 있는 영화의 씁쓸한 결말 부분을 보면 이를 확신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