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 스릴러, 범죄
개봉일 : 2023
감독 : 프란시스 갈루피
출연 : 짐 커밍스, 페이즌 러브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유마 카운티의 끝에서]는 프랜시스 갈루피의 첫 번째 장편영화입니다.
갈루피는 그 전까지 주로 단편영화와 뮤직비디오 작업을 해왔고요.
그 중 단편영화 [High Desert Hell]은 유튜브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굉장히 미국적인 공간이 배경입니다. 고속도로 옆에 있는 주유소와 다이너예요.
근처에 마을이 있긴 하지만 거의 사막 한가운데에 고립된 공간이지요.
그런데 이 주유소의 기름이 떨어졌어요. 회사에서 차가 와야 하는데 안 옵니다.
당연히 거기서 주유를 하려고 차를 타고 온 사람들이 다이너로 모여듭니다.
그 중에는 얼마 전에 한탕한 은행강도 2인조가 있어요.
그리고 다른 손님들도 슬슬 은행강도의 정체를 알아차리는 중입니다.
지금 같으면 불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가 있으니까요.
은행강도는 더 빨리 발각될 것이고 손님들을 통제하기도 어려워지겠죠.
이 상황에서도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 텐데, 갈루피는 20세기 후반,
그러니까 1970년대 정도를 배경으로 삼으면서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이런 영화들은 지금 꽤 많이 나오고 있죠.
그러니까 대충 현대인데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가 없는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말이죠.
자동적으로 [펄프 픽션]이 생각나는 영화입니다.
다이너 배경, 2인조 강도, 폭력적인 상황, 갑작스러운 국면 전환과 같은 것 말이죠.
그리고 타란티노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영화적 복고주의가 있습니다.
이 영화의 세계는 현실의 조각 대신 영화의 조각들을 조립해 만들어졌어요.
하지만 갈루피는 타란티노와는 달리 그냥 정공법을 취합니다.
기본 세팅을 만들어 놓고 그 안에 적당히 똑똑하고 적당히 어리석고 적당히 탐욕스러운 사람들을 몰아넣은 뒤에 이들을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넣는 것이죠.
다 보고 나면 이 사람들의 결말이 이미 정해진 상태였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그래도 거기까지 가는 과정이 굉장히 재미있고 잘 꾸며졌다는 데에 동의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건 정직한 게임을 하는 잘 만든 영화예요.
출처 - 듀나의 영화낙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