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 액션
개봉일 : 2024-05-22
감독 : 조지 밀러
출연 : 안야 테일러 조이, 크리스 헴스워스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조지 밀러의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밀러의 전작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프리퀄이자 첫 스핀오프입니다.
시리즈의 두 편이 이렇게 밀접하게 연결된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멜 깁슨이 주인공이었던 [매드맥스] 삼부작은 비교적 느슨한 편이었습니다.
심지어 세 맥스가 같은 인물일 필요도 없었지요.
그냥 디스토피아 미래 호주를 배경으로 한 자동차 모는 남자의 캐릭터를
멜 깁슨이 연기했다는 공통점만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마 로빈 후드 이야기도 이런 식으로 만들어지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퓨리오사]의 결말은 [분노의 도로]와 그대로 이어집니다.
배우의 연속성이 깨지긴 하지만 이 정도면 두 편을 한 편의 영화로 보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아요.
영웅의 성장 이야기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퓨리오사라는 이름의 어린 여자아이가, 우리가 아는 [분노의 도로]의 퓨리오사가 될 때까지를 다루죠.
이건 성장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분노의 도로] 퓨리오사의 외모 디자인에 가까워지는 과정이기도 해요.
한 쪽 팔을 잃고, 머리를 깎고. 그리고 복수담이기도 해요.
퓨리오사는 멸망한 호주에 드물게 남은 '풍요의 땅'에서 갱단에게 납치되어 디멘터스라는 악당의 소유가 되었어요.
퓨리오사의 엄마는 아이를 구하려다 목숨을 잃었고요.
천신만고 끝에 이모탄 조가 통치하는 시타델에서 남자아이로 변장하고 살아가던 퓨리오사는 드디어 복수의 기회를 얻게 됩니다.
영화는 프리퀄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갖고 있습니다.
일단 우리를 매료시켰던 캐릭터와 세계의 이야기를 더 볼 수 있어요.
하지만 [분노의 도로]를 처음 보았을 때 우리가 경험했던 충격은 당연히 주지 못합니다.
결말 역시 정해져 있고요. [분노의 도로]는 정보량이 아주 풍부한 영화였기 때문에
[퓨리오사]를 통해 이 세계에 대해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정보는 그렇게까지 많지는 않습니다.
캐릭터 정보는 많이 얻을 수 있지만 사실 [분노의 도로]의 퓨리오사는 전사가 필요한 인물은 아니죠.
영화는 [분노의 도로]에서 우리가 경험했던 것만큼의 오페라적인 체험을 제공해주지는 않습니다.
[분노의 도로]는 3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그 세계를 이루는 온갖 것들을 다 쏟아부으며 질주하는 영화였지요.
[퓨리오사]의 호흡과 에너지 조절은 다릅니다.
일단 영화는 주인공 퓨리오사의 어린 시절부터 [분노의 도로]까지 이어지는 18년의 긴 시간을 커버합니다.
그리고 벌어지는 액션이나 정보량도 그렇게 큰 편이 아니죠.
이건 영화의 단점은 아닙니다. 그냥 다른 이야기를 다른 식으로 이야기하고 있을 뿐입니다.
독립적인 영화로서 [퓨리오사]는 고풍스러운 19세기 모험물의 재미를 제공합니다.
아무런 대비없이 낯설고 위험한 환경 속에 떨어져 온갖 모험을 하는 청소년 이야기죠.
그리고 그 주변에는 온갖 컬러풀한 캐릭터들이 으르렁거리고 있는 거고.
해결되어야 할 문제들이 쌓여 있는 상황에서 끝나는 영화이긴 하지만
'디멘터스에 대한 복수'라는 스토리 라인은 영화에 만족스러운 카타르시스를 주고요.
굳이 전사를 알고 싶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우리가 알고 싶어하지 않았던 이야기 상당수가 재미있어요.
[퓨리오사]도 거기에 속합니다. 스케일은 조금 작을 수 있을지 몰라도 이 영화의 액션신은 모두 훌륭해요.
어차피 이 이야기 대부분은 [분노의 도로]를 찍을 무렵에 구체화되어 있었을 겁니다.
원래 [분노의 도로]와 함께 만들 영화였으니까요.
무엇보다 퓨리오사는 여전히 큰 주제와 드라마를 품고 있는 훌륭한 주인공입니다.
그리고 아냐 테일러-조이는 샬리즈 테론을 이어 이 캐릭터에게 자기만의 강렬함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디멘터스 역의 크리스 헴스워드의 악역 연기도 어려 모로 흥겹고요.
출처 - 듀나의 영화낙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