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 공포
개봉일 : 2024-05-15
감독 : 맥 베티넬리-올핀, 타일러 질렛
출연 : 멜리사 바레사, 얼리샤 위어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램버트라는 수상쩍은 인물에게 고용된 한무리의 범죄자들이 애비게일이라는 어린 발레리나를 유괴합니다.
이들은 램버트가 지정해 준 낡은 저택으로 애비게일을 데려옵니다.
이제 아이의 아버지로부터 받은 몸값을 나누고 저택을 떠나면 끝입니다.
그런데 저택 안에서 범죄자들은 한 명씩 살해당하고, 애비게일의 아버지가 유명한 범죄조직의 리더인 크리스토프 라자르라는 사실이 알려집니다.
그리고 라자르에겐 거의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끔찍한 살인을 저지르는 발데스라는 부하가 있습니다.
혹시 그 사람이 신분을 숨기고 범죄자들 사이에 섞여 있는 걸까요?
라디오 사일런스의 신작 [애비게일]을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본 관객들이 몇 명이나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영화는 아무 사전 정보 없이 봐야 효과가 극대화되는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관객에게 이건 불가능하지요.
영화의 예고편과 포스터가 영화에서는 몇십 분 뒤에나 밝혀질 반전을 노출시키고 있으니까요.
애비게일은 발데스입니다. 그리고 어린 여자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는 뱀파이어지요.
어쩔 수 없지요. 내용을 노출시켜야 타겟 관객들이 극장에 올 테니까요.
유니버설에서 만든 뱀파이어 영화라니, 그냥 이치에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유니버설 호러인 [드라큘라의 딸]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두 영화는 닮은 구석이 없어요. 일단 [드라큘라의 딸]의 잘레스카 백작부인은 성인 여성인 걸요.
그리고 영화가 굴러가는 모양은 유니버설 호러보다는 해머 영화에 가깝습니다.
뱀파이어 영화의 관습을 쓰는 방식과 폭력의 강도 같은 거 말이죠.
피가 잔뜩 쏟아지고 신체손상이 난무하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엄청 잔인하거나 징그럽다는 느낌은 안 듭니다.
그보다는 거창하고 요란하지요. 코미디의 성격이 강하고, 멜리사 바레라가 연기하는 조이를 제외하면
모두 대놓고 악당인 영화라 영화 속의 폭력이 그렇게까지 진지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인지도요.
그렇다고 이 캐릭터들에게 보는 맛이 떨어진다는 건 아닙니다.
처음엔 '과연 이 많은 사람들을 구별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들지만, 의외로 쉽게 가능합니다.
그만큼 경제적이고 선명하게 만들어진 사람들이에요. 하는 짓들도 꽤 재미있고 캐스팅도 잘 뽑았습니다.
발레복을 입은 여자아이가 무시무시한 괴물이라는 설정으로 영화 반이상을 먹고 넘어가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고전적인 가족 영화의 설정과 교훈을 유지하고 있기도 해요.
도입부의 '손가락 약속' 장면에서부터 관객들은 어떻게든 그 약속이 지켜질 거라는 기대를 품게 되니까
이건 당연한 귀결이고, 이런 스토리라인이 피칠갑 호러 영화와 결합될 때의 즐거움이 있습니다.
출처 - 듀나의 영화낙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