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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분의 일초

   개요   :  액션, 스릴러, 드라마

   개봉일   :  2023-11-15

   감독   :  김성환

   출연   :  주종혁, 문진승

   등급   :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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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의 [만분의 일초]는 스포츠 영화이고 스릴러이고 성장물이고 복수극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영역에서 심각하기 짝이 없는 정파입니다. 냉소는 찾아볼 수 없고 주제와 이야기는 진지합니다.


대한민국 검도 국가대표 다섯 명을 뽑는 과정을 다룬 영화입니다. 하지만 주인공 재우에게는 다른 목표가 있습니다. 

누가 봐도 가문의 원수일 수밖에 없는 태수가 라이벌 중 한 명입니다. 어떻게든 태수를 이겨야 해요. 

하지만 사적인 분노가 들어갔으니 이건 곧장 핸디캡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후 벌어지는 재우의 과거사는 제가 옛날 스포츠 만화에서 종종 보았습니다. 

그만큼 익숙한 멜로드라마예요. 그리고 그만큼 영화 전체가 익숙한 스포츠 영화예요. 

스포츠 정신의 중요성, 제대로 된 스포츠 선수가 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과 같은 것들이 익숙한 경로를 통해 그려집니다. 

그런데 이게 가볍거나 통속적으로 보이지는 않아요. 감상주의의 끈적거림이 없고 모든 장면이 날렵합니다. 

그리고 영화를 보다보면 이 모든 게 그냥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심리 스릴러입니다. 

한마디로 제대로 된 검도 선수가 되기엔 너무나도 머릿속이 난폭하고 혼란스러운 남자의 불안함을 그리는 영화지요. 

그리고 검도는 그 불안함을 그리는 도구고요. 

검도는 특성상 경기 중 선수들의 얼굴을 볼 수 없고, 보려면 카메라가 헬멧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그것이 주인공의 고립감과 불안함을 더 절실하게 보여줍니다. 

이 영화 속 검도 시합은 올해 한국 영화 최고의 액션 중 하나에 속합니다. 

올해 충무로 텐트폴 영화들이 따분했다고들 하는데, 재미있는 장면들은 이렇게 작은 영화들 속에 숨어 있지요.


출처 -  듀나의 영화낙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