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 범죄, 액션
개봉일 : 2015-10-08
감독 : 허종호
출연 : 이선균, 김고은, 임원희
등급 : 15세 이상
[성난 변호사]의 주인공 변호사 이름은 변호성입니다. 작정하고 변호사 스테레오타이프로 만든 인물이죠. 보다 정확히 말하면 변호사 스테레오타이프를 의인화한 인물입니다. 개성적인 무언가가 될 생각은 처음부터 없는 사람이에요. 이 영화에 굳이 그런 개성 같은 게 필요하지도 않고요.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독립된 하나의 영화가 될 생각도 없는 작품입니다. 오프닝 크레디트부터 미드를 흉내낸 텔레비전 시리즈의 파일럿처럼 보이는 영화거든요. 암만 봐도 의도적인 무개성속에서 기능적으로 움직이는 스토리를 의도한 것 같습니다.
하여간 변호성은 딱 이런 종류의 영화에 나올 법한 속물 변호사입니다. 그는 진실 여부 따위엔 신경도 쓰지 않습니다. 그에게 중요한 건 오로지 고객과 자신의 이익이죠. 막 그는 시민단체에게 고발당한 제약회사 고객을 위해 싸워 이겼고 이번엔 스토커 살인범인 게 뻔한 운전기사 사건을 맡았어요. 언제나처럼 그는 최선을 다해 싸웠고 막 이기려고 하는데, 갑자기 운전기사가 유죄라고 자백을 해버립니다. 변호성은 도저히 물러날 수가 없습니다. 일단 대중 앞에서 스타일을 구겼고, 둘째로는 그도 이 사건의 진상이 궁금하기 때문이죠.
추리물로서 영화는 능구렁이 같습니다.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사건 자체도 그리 독특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관객들의 호기심을 적절하게 자극할 수 있도록 적당히 톡톡 쏘는 자극과 리듬 안에 이야기를 풀어가죠. 무엇보다 변호성은 좋은 탐정입니다. 심지어 자신이 의식하지 않은 동안에도 그렇죠. 재수없는 페리 메이슨 같다고 할까요.
중반 이후는 조금 갑갑하긴 합니다. 진상이 밝혀졌으니 어떻게든 변호성의 해결을 반전과 함께 보여주어야 하는데, 여기서부터는 관객들을 속이기가 힘들죠. 이야기가 극단적으로 흐르지 않는 한 변호성의 선택은 뻔하니까요. 그러다보니 당연히 관객들은 의심스러워하며 자잘한 디테일을 찾아보게 되는데, 그러다 보니 반전의 효과가 떨어져 버립니다. 이를 극복하려다가 종종 무리하기도 하고요.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성난 변호사]는 능숙하고 매끄러운 영화입니다. 대사 위주지만 [프렌치 커넥션]을 오마주한 경쾌한 액션 장면도 있어요. 결말도 장르 안에서 깔끔하게 맺어서 [베테랑]의 찜찜함도 없고요. 이선균에게 지나치게 무게 중심이 쏠려있는 건 맞고, 그가 늘 하던 연기를 보여주는 것도 맞는데, 이 역할을 이선균만큼 잘 할 수 있는 배우는 떠오르지 않는군요.
기타등등
속편을 예고하는 스타일의 에필로그가 [탐정 - 더 비기닝]과 똑같습니다. 전 [탐정 - 더 비기닝]의 속편은 전혀 기대하지 않지만 [성난 변호사]의 속편은 좀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