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 액션
개봉일 : 2023.01.20
감독 : J.D. 딜라드
출연 : 조나단 메이저스, 글렌 포웰
등급 : 12세 관람가
전에 할리우드에서 만든 한국전 영화가 수상쩍을 정도로 적다는 사실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얼마 전에 하나가 나왔습니다.
J.D. 딜라드가 감독한 [디보션]요. 이 영화에서도 오프닝에서 한국전을 '잊힌 전쟁'이라고 소개하고 있더군요. 늘 당황스럽습니다.
우리에게 중요하다는 건 넘어간다고 쳐도, 최초의 (본격적인) 제트기 공중전, 미군의 인종분리가 폐지된 뒤 겪은 최초의 전쟁 같은 게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는 걸까요?
영화의 원작은 애덤 마코스라는 군사학자가 쓴 동명의 책입니다. 미해군 최초의 흑인 항공모함 파일럿이었던 제시 브라운과 브라운의 윙맨이었던 토머스 J. 허드너 주니어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아무래도 브라운 이야기가 중심일 수밖에 없는데, 그래도 허드너의 이야기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큽니다.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당연한 일이에요. 한 사람만으로는 이야기가 안 됩니다.
다소 평이한 전기영화입니다. 영화는 제시 브라운과 허드너가 만나면서부터 시작해요. 둘은 조금씩 '인종을 넘어선' 우정을 쌓아가고 영화 중간부터 한국전에 참전합니다. 역사의 일부인 결말을 미리 들려준다면 브라운은 결국 전사했고 북한에 있을 유골은 아직도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죠.
영화는 이 이야기를 일직선으로 들려줍니다. 좀 단조롭다고 느껴지기도 해요. 두 주인공이 우정을 쌓는 장면이나 공중전 장면이나 칸에서 두 사람이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만나는 장면 같은 게 모두 같은 밀도와 리듬으로 진행되니까요. 하지만 감독이 이 모든 것이 평등하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그러니까 [탑건: 매버릭]과 같은 공중전의 연속을 기대하신다면 실망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보다는 캐릭터와 관계 묘사에 집중해 보는 게 좋습니다.
인종차별 비판을 담은 미군 만세 이야기입니다. 브라운은 영화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끊임없는 인종차별의 희생자였고 영화가 본론에 들어간 뒤에도 차별을 경험하지만 결국은 죽을 때까지 같이 있어 줄 친구를 얻고 동료들의 인정을 받습니다.
이건 인종분리의 폐지라는 미군의 역사 안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어느 정도 자랑스러워하며 할 만한 이야기인 거죠. 물론 그 전에 인종차별과 인종분리에 대한 반성이 먼저 있어야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