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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린

   개요   :  SF

   개봉일   :  2022-12-22

   감독   :  파니 리에타르, 제레미 트로월

   출연   :  알세니 바틸리, 리나 쿠드리

   등급   :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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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니 리아타르와 제레비 트로이유의 [가가린]에서 가가린은 시테 가가린입니다. 파리 남쪽에 있는 이브리-쉬르-센이라는 도시에 있는 주택단지예요. 20세기엔 공산당의 세가 강한 곳이었고 시장도 대부분 공산당원이었대요. 1963년에 완공한 이 주택단지에 소련 우주인의 이름을 붙은 것도 그 때문이겠죠. Cité Gagarine으로 철자가 조금 다른데, 끝에 e를 붙이지 않으면 프랑스 사람들은 가가랭으로 읽을 테니까요.


가난한 외국인 이민자들이 모여 살던 이곳은 2019년에 철거되었는데, 두 감독은 철거 계획이 진행 중이던 2015년에 이곳에 대해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다큐멘터리를 찍으려다가 단편 극영화로 전환했고 그 다음에 이를 바탕으로 장편영화를 만들었대요.


영화의 주인공은 유리라는 남자아이입니다. 이름만 봐도 주인공이 가가린에서 태어났고 유리 가가린에서 이름을 따왔다는 걸 알 수 있지요. 유리는 자기 푼돈까지 털어 건물을 보수하면서 어떻게든 자기가 살고 있는 가가린 주택단지를 살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운명의 날은 찾아왔고 가가린은 철거대상이 됩니다. 주민들은 떠나지만 유리만은 건물에 숨어 버팁니다.


캐릭터와 스토리가 뭐랄까... 논리적입니다. 가가린 이름을 딴 영화에서 우주여행의 테마가 들어오는 건 자연스럽잖아요. 영화는 실제로 여러 면에서 SF스럽습니다. SF는 아니지만 SF의 어휘를 잔뜩 가져와 활용하고 있지요. 유리가 우주복을 입고 유영하는 환상 장면도 나오고 중후반에 유리가 가가린 건물에 만든 아지트는 스페이스 스테이션 같아요. 무엇보다 가가린 자체가 SF 영화에 나오는 거대한 우주선과 같고 유리 자신도 하인라인 소설에 나올 법한 독학자 엔지니어스러운 캐릭터입니다.


아이디어 전개가 거의 자동적이기긴 한데, 이런 자동적인 전개로 신선한 이야기를 뽑아낼 수 있는 소재가 얼마나 되겠어요. 영화는 이 절묘한 기회를 잡아 110퍼센트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의무적인 교훈이 담긴 다소 산문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었던 작품이 의외의 시를 품게 되었어요.


출처 - 듀나의 영화낙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