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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 유어 맨

   개요   :  코미디, 멜로/로맨스, SF

   개봉일   :  2021-09-16

   감독   :  마리아 슈라더

   출연   :  미렌 에거트, 댄 스티븐스, 산드라 휠러, 한스 뢰브, 볼프강 휩쉬

   등급   :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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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 유어 맨]은 마리아 슈리더의 첫 SF 장편 감독작입니다. 엠마 브라슬라프스키라는 작가의 단편이 원작이라고 해요.


영화의 배경은 오로지 로봇 공학만 발달한 현대입니다. 주인공 알마는 고고학자인데, 연구지원금을 얻기 위해 데이트용 인간형 로봇을 테스트하는 실험에 참여하게 됩니다. 알마에게 배정된 로봇 톰은 처음엔 챗봇 정도 수준의 조잡한 대사를 읊는 수준이지만 순식간에 인간 연인을 능가하는 그럴싸함을 보여줍니다.


인간형 로봇 이야기는 오래 되었습니다. SF 장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도 있었지요. 로봇이 갑자기 난폭해져 호러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로맨틱 코미디로 가기도 하죠. 전 수잔 세이들먼의 [사이보그 율리시즈]가 먼저 떠오르는군요.


[아임 유어 맨]은 그 중 정파에 속합니다. 로봇이라는 소재를 기성품 장르 도구로 활용하는 대신 최대한 진지하게 접근하는 것이죠. 영화는 톰이 일단 거의 완벽하게 작동하는 기계라고 칩니다. 폭력적이지도 않고 초반을 제외하면 이상행동을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렇다면 그에 대한 걱정을 접고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탐색할 수 있지요.


고민은 둘로 나뉩니다. 하나. 톰은 정말로 내면이 있는 사람처럼 행동합니다. 하지만 그게 정말 이 로봇에게 자아가 있다는 뜻일까요? 둘. 톰의 목표는 완벽하게 고객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입니다. 관계의 목적이 오로지 욕구의 완벽한 충족이라면 그건 공허하지 않을까요?


영화는 첫 번째 고민은 대충 넘깁니다. 튜링이 그랬던 것처럼 자아가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면 자아가 있다고 치자고 넘기는 것이지요. 두 번째 고민에 대해서는 알마는 단호한 결론을 내립니다. 이런 관계는 건강하지 않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 영화는 로맨스이고 이미 첫 번째 고민을 통과했다면 그 결론을 따르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렇게 되면 주인공이 좀 얄미워지긴 하는데, 지적 존재와 관계를 맺으면서 이렇게 원칙만 따지는 것도 너무한 일이죠.



출처: 듀나의 영화낙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