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 미스터리, 스릴러
개봉일 : 2020-11-20
감독 : 아니쉬 차간티
출연 : 사라 폴슨, 키에라 앨런
등급 : 15세 관람가
[서치]의 감독 아네시 차간티의 신작 [런]은 예고편이 스포일러인 영화입니다. 하지만 뭐랄 수가 없는 것이, 이 영화를 스포일러 없이 소개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캐스팅 자체가 스포일러입니다. 사라 폴슨이 이런 영화에 주연으로 나온다면 그게 무슨 의미겠습니까.
클로이라는 여자아이가 주인공입니다. 온갖 다양한 질병을 앓고 있지만 엄마 다이앤의 보호와 지도 아래 씩씩하게 자랐고 곧 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클로이는 엄마가 자신에게 무언가를 감추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곧 목숨을 건 탈출이 시작됩니다.
[서치]처럼 새로운 규칙의 독창적인 게임을 하는 영화는 아닙니다. 숨겨놓은 비밀이 뭔지는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그 뒤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두뇌싸움을 하는 두 주인공이, 관객들이 예측할 수 있는 큰 그림 안에서 어떤 선택을 하며 어떻게 싸우냐는 것입니다.
이들은 정말 최선을 다해 싸웁니다. 이 영화의 이야기가 늘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거 같아요. 하지만 적어도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주인공들은 늘 최선을 다하는 영리하고 의지력이 강한 사람처럼 보입니다. 그건 주변 사람들도 마찬가지고요. 이야기를 쉽게 만들려고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영화는 아닙니다.
당연히 다이앤 역의 사라 폴슨은 끝내주는 미치광이 악역 연기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진짜 발견은 클로이를 연기한 신인배우 키라 앨런입니다. 연기를 잘하기도 했는데, 앨런은 실생활에서도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이에요. 제가 별 생각 없이 그럴싸하다고 생각했던 연기의 디테일엔 의외로 실제 장애인의 진짜 경험이 반영되어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출처: 듀나의 영화낙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