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 액션, 드라마, 스릴러
개봉일 : 2020-07-09
감독 : 요아힘 헤덴
출연 : 모아 감멜, 매들린 마틴
등급 : 12세 관람가
사전정보없이 [딥워터]라는 영화를 보고 왔어요. 알고 있는 건 제목밖에 없었는데, 이건 원제도 아니었습니다. 적어도 영어 제목은 [Breaking Surface]였어요. 검색해봤는데 원제도 영어였던 거 같아요. 그런데 스웨덴 영화입니다. 배경은 대부분 노르웨이고요.
이다와 투바라는 이름의 자매가 주인공입니다. 두 사람은 엄마와 함께 겨울 바다에서 잠수를 즐길 계획이었어요. 하지만 엄마는 감기 때문에 앓아누웠고 자매 두 사람만 바다로 갑니다. 아, 투바의 개 크투트도 같이 가요. 셋이네요. 그런데 두 사람이 바다에 있었을 때 지진이 일어나고 그만 투바가 바위에 깔리고 맙니다. 구조를 요청하려고 올라가보니 휴대폰과 산소통이 산사태에 깔려 버렸어요. 차 안에 여분 산소통이 있어서 어떻게 시간을 낼 수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좀 방탈출 게임 같은 설정의 영화입니다. 쓸 수 있는 아이템들이 몇 개 있고 이들을 시간 안에 올바른 순서로 적절하게 사용하면 동생을 구출할 수 있습니다. 아, 수압문제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투바는 지금 33미터 밑에 있어요. 그냥 마음대로 올라갔다 내려갈 수는 없습니다.
단지 주인공 이다는 좋은 게이머가 아닙니다. 노련한 잠수부인 동생과는 달리 잠수도 많이 안 해봤고 지금 패닉 상황입니다. 지금 이 사람은 차가운 정신으로 계산을 할 여유 따위는 없습니다. 가게에서 준 퍼즐을 푸는 대신 주변에 있는 아무 거나 들고 휘두르는 고객을 상상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렇다고 비난할 수 있겠어요? 우린 작가가 두 자매에게 탈출할 수 있는 아이템을 미리 제공했다는 걸 알지만 주인공들은 모르잖아요. 그들에게 이 세계는 이야기꾼이 개입되지 않은 현실이니까요. 그리고 영화의 서스펜스 상당부분은 이다의 불안한 정신상태에서 옵니다.
80여분의 짧은 러닝타임 동안 관객들을 죄어오는 영화입니다. 그 과정이 아주 세련되었다고는 말을 못하겠어요. 몇몇 복선들은 지나치게 쉽게 드러나고요.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얼마나 세련되었느냐가 아니라 관객들이 산소가 점점 떨어져 가는 상황에서 동생을 구출해야 하는 언니에게 얼마나 감정이입을 하느냐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선 그러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보다 보면 숨이 막혀요. 극장 안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있어야 하는 요새는 더 그렇고요.
출처: 듀나의 영화낙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