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 스릴러
개봉일 : 2020-04-09
감독 : 아담 이집트 모티머
출연 : 출연마일즈 로빈스, 패트릭 슈왈제네거, 사샤 레인, 마이클 쿠오모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다니엘 이즌 리얼]은 좀 심한 번역제군요. 'is'를 '이즈'로 쓰는 것까지는 싫지만 이해하겠어요. 하지만 'isn't'을 '이즌'으로 쓰는 건 너무하지 않습니까. 번역하기 어려운 제목도 아니고요. 하여간 작년 부천에서 상영되었던 영화인데 코로나 시즌에 은근슬쩍 개봉되었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관객이 저 혼자였어요.
브라이언 드리우의 소설 [In This Way I Was Saved]가 원작입니다. 드리우는 이 영화의 공동 각본가이기도 해요. 영화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상상 속 친구 이야기예요. 주인공 루크는 어린 시절 근처 카페에서 벌어진 총기사건의 현장을 목격한 뒤로 다니엘이라는 상상 속 친구를 갖게 됩니다. 다니엘이 엄마를 독살하려 하자, 엄마와 루크는 다니엘을 인형의 집에 가두어요. 대학생이 된 루크는 상담의의 제안으로 다니엘을 다시 풀어주는데, 당연히 끔찍한 일들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그 일들을 저지르는 건 루크지요.
전형적인 [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이야기입니다. 이 설정을 상상 속 친구를 통해 푼 작품도 많겠죠. 특히 주인공이 남자인 경우 이 이야기의 캐릭터 관계는 뻔해집니다. 주인공은 위축된 찌질남이고 상상 속 친구는 그 찌질남에게 결여된 남성성을 지나치게 갖고 있습니다.
영화엔 새 아이디어가 있을까요? 중반 이후 (사실 초반부터 대놓고 떡밥을 뿌리고 있지만) 영화는 다니엘이 단순히 상상 속 친구가 아니라 뭔가 다른 존재일 수 있을 거라는 암시를 하기 시작합니다. 히에로니무스 보쉬의 특정 그림이 불려오고, 영화는 이제 [지킬 박사와 하이드]에서 [엑소시스트]의 영역 사이에 놓이게 됩니다. 그 동안 영화는 꽤 여러 가지를 하고 있어요. 재래식 특수효과의 활용도 그 중 하나지요.
그 결과물은 좀 1980년대와 90년대 사이 언젠가에 나왔을 법한 클라이브 바커 원작의 영화 같은 느낌입니다. 많은 것을 하고 있긴 한데, 아주 새롭지는 않아요. 가장 큰 문제점은 루크와 다니엘의 관계가 지나치게 익숙해서 새로운 무언가를 꺼내기 힘들다는 것이지요. 게다가 요새 전 찌질남의 폭주를 다룬 영화들을 지나치게 많이 보았어요. 좀 질리더군요.
출처: 듀나의 영화낙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