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주제 사라마구
출판사 : 해냄출판사
출판일 : 2015-04-15
페이지수 : 472
ISBN : 9788973374939
비빔면 한 개의 부족함처럼 긴 여운을 안기는 독특한 소설입니다.
친구의 손을 잡고 그를 믿는 전제하에 눈을 감은 채로 일정 시간을 걸어본 경험 다들 있으시지요?
1분도 되지 않는 찰나의 순간이나 꽤 큰 공포로 다가온 기억이 납니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등 그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만, 오감에 조금의 문제만 생겨도 자신의 삶과 더불어 가족의 인생까지 소용돌이에 휘말립니다.
문득 '
오체 불만족
'이 떠오르네요.
팔,
다리 없이
태어난 '오토다케 히로타다'는 장애를 딛고 우뚝 선 인간 승리의 아이콘으로 유명세를 떨칩니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이 공인이 되며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거시기'와 '입'이지요. 아내를 두고 수많은 여자들과 염문설을 뿌리며 그의 도덕성은 바닥으로 추락합니다.
동양의 오체 불만족이 오토다케 히로타다라면,
서양에는 '닉 부이치치'가 있습니다.
장애와 역경을 딛고 인생을 개척한 두 사람이나 한 명은 '불륜 전도사'로, 다른 이는 '복음 전도사'로 세계를 누비며 희망을 전하고 있습니다.
조물주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모여 집단을 이루면 각자의 역할을 맡도록 만들어 놓은 것 같아요.
리더, 추종자, 선, 악 등 사람이 문제가 아닌 그 역할을 메우는 반복의 사이클 .
고문관이 빠지면 또 다른 고문관이 그 자리를 차지하여 구성원을 괴롭히는 모습을 보노라면 참으로 기괴합니다.
눈먼 자들
또한 별반 다르지 않아요.
눈이 먼 것을 악용하는 부류와 장애를 딛고 합심해서 헤쳐나가는 이들로 나뉩니다. 유일하게 눈이 멀지 않은 의사의 아내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소통하려는 그들의 모습은 간절해 보였습니다.
제가 만약
눈먼 자들의
세상에서
눈뜬 자라면
과연 의사의 아내처럼 선의를 베풀 수 있었을까, 뜬 눈을 이용하여 그들을 지배하거나 악용하여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진 않았을지 자문해봅니다.
우리는 어떤가요,
늘 가졌고,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가질 것이라는 당연함에 빠져 소중한 것을 놓치고 있진 않나요?
작가는 물질 만능주의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비추고 싶었던 건지도 모릅니다.
흥미진진합니다.
영화로도 개봉된 걸로 알고 있어요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인 ' 눈뜬 자들의 도시'도 읽어 볼 생각입니다.
특이한 점은 등장인물의 이름이 없다는 것,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